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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7 아이폰으로 인해 변화하는 국내 모바일 생태계



 Telecommunication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음성통화가 아닌 사회적인 미디어로 발전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무선인터넷의 중심에는 고객이 아닌 이통사가 군림하였으며, 이로 인해 고객들에게 이통사들의 '공공의 적'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선인터넷의 발전은 Web 2.0의 철학과 만나 이통사들에게 개방과 공유를 요구했으며, 고객들은 이통사의 Brand 보다는 개개인의 Relation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통사들은 이러한 사용자들의 요구에 귀기울이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새로운 상품을 팔기에 급급했고,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 이러한 이통사 중심의 무선인터넷에 iPhone의 등장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뀌게 되고, 이통사들의 헤게모니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로 현재 무선인터넷 시장을 리드하는 것은 이통사가 아니라 새로운 신규 단말과 제조사 브랜드, 그리고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앱이라고 할 수 있다.

 - 2009, Berlin Telco summit



 아이폰이 전세계 모바일 시장에 기여한 가장 큰 공은 이통사 중심의 폐쇄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이른바 이통사가 수십년간 둘러쳐 온 `월드 가든'(Walled Garden)이란 장막을 허물어 소비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스스로 모바일 생태계를 거닐 수 있도록 길을 연 것이다.

 아직도 세계 모든 이통사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네트워크(망)에서 자신들이 공급하는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은 이통사의 울타리 안에서만 의미가 있고, 이를 거부하면 시장 진입 자체가 막혀있다. 이런 폐쇄성은 불합리한 무선인터넷 요금체계와 제약적인 콘텐츠 및 서비스를 낳았고, 결국 네트워크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무선인터넷 산업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은 앱스토어(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사용자들이 이통사 입김 없이 스스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10만건이 넘고 하루 다운로드 수도 수십만건에 이른다. 이런 앱스토어에 힘입어 아이폰은 지난 2007년 출시이래 5800만대가 판매됐으며, 아이폰에 열광하는 `아이포니악'(iPhoniac)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아이폰의 등장은 또 이통사의 혈관인 이통망 대신 다른 무선망(와이파이 등)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아이폰의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과 결합하면서 폭발적인 무선데이터 트래픽을 일으키고 있다.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이통사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매우 모순적이다. 하지만 벌써 미국에서는 아이폰이 '네트워크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AT&T 는 누구보다도 먼저 아이폰을 도입했고, 그에 따라 신규가입자 유치에는 어느정도 성공 (현재 AT&T 가입자중 아이폰 이용자의 비율은 7.5%) 했지만, 그것들에 대한 보조금 비용은 물론 이제 와서 보니 아이폰때문에 치러야 하는 네트워크 비용이 엄청난 압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아이폰을 가장 먼저 도입했고 가장 많은 아이폰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있는 AT&T가 호소했다.

 AT&T 가 누린 초기 효과를 보고 경쟁적으로 아이폰을 도입한 (그것도 애플에 상당한 부분을 양보하면서) 다른 이통사들도 이런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무제한 정액제와 같은 요금을 함께 제공하지 않았다면 상대적으로 괜찮을수도 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아이폰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그런것에 준하는 무리한 요금상품을 제공했을 것이기에 비슷한 문제에 조만간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에서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월 30달러의 데이터 요금에 무제한 용량을 허용하고있는 반면 KT에서는 정액제 개념으로 100메가, 500메가 용량을 다 쓰고 추가로 접속하면 KT에서 책정하고 있는 데이터요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음성통화 수익에 안주해왔던 이동통신 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에 자극받아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서비스 활성화의 걸림돌 지적을 받아온 기득권 보호 장치를 모두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음성통화 중심의 이동통신 시장을 무선인터넷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올해 새로 공급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50종 가운데 15종을 스마트폰으로 채우고 이 가운데 13종가량을 안드로이드폰으로 낼 계획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휴대전화에도 무선랜(와이파이) 통신망 이용 기능을 넣기로 했다. 데이터통화료를 챙기기 위해 이동통신망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하던 ‘네이트’를 무선랜에도 개방해, 네이트에 담긴 콘텐츠를 무선랜을 통해서도 내려받을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안드로이드폰은 삼성, 엘지, 팬택 등 국내 제조사들이 올해 수십종을 쏟아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운영체제, 앱스토어, 열성적 대기수요 등 여러 면에서 맞수인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한판 승부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경쟁 구도는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모습을 띠고 있다. 엘지전자와 삼성전자, 팬택 등이 안드로이드폰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통사들도 ‘연합군’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국내에 도입된 외국산 스마트폰 하나가 좀처럼 변화하지 않던 한국의 이통시장 환경을 바꾸고 있는 현실이 무척이나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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