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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10/20 立秋에 올리는 글... (5)

마지막 한발

Frank's Story 2010/05/08 09:21


세상 모든일들이 의욕만으로 되는 것도 없고 또 열정만으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아직 젊고 혈기 왕성하기에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하나로 용감하게 한국을 떠나 왔지만 언제나 그렇듯 현실에 부딪히고 깨지며 조금씩 성숙해 나가길 바란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창 열심히 일을 할 시기에 급작스럽게 군대에 가게 되었고, 2년 동안 군대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살았기에 전역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막상 전역을 하고나니 제게 남은건 아무것도 없는데, 감당하기 힘든 인연들을 만나뵐 기회가 주어지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세상을 먼저 배웠어야 하는데 준비되지 않은채로 너무 의욕만 앞섰다.

많은 시간이 걸려도 깨닫지 못하는것을 한순간에 모두 깨달았다 생각하는 어리석음.

나의 장점 : 실패를 빨리 극복한다.
나의 단점 : 실패를 빨리 잊는다.

삶에는 Input이 필요할 때가 있고 또 Output을 내야할 때가 있다. 지금은 한창 채워야 할 때다.
하나에만 빠져서 그것밖에 못하는 단순한 머리와 가슴을 가졌기에 여기저기 무식하게 부딪히기만 한다.

원래 어린 마음에 더욱 바보같은 짓만 하는 못난 성격만 가졌다.
 
아직 이룬것 하나 없고 자신있는 것 하나 없는 상황에서 너무 큰것들만 보다보니 허풍만 늘었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심지어는 바보가 된다는 군대에서조차 바보가 되지 못한 바보…

쥐뿔도 없는채로 스스로 똑똑한 줄 아는 멍청한 놈. 싫은 소리 들어도 쉽게 잊고 좋은게 좋은줄로만 안다.

순서가 거꾸로 됐다.

우선 채우고 왔어야 하는데 원래 가진것도 없는 상태에서 비우기만 한채로 무언가 큰 것을 바라다보니 멍청한 실수만 저지른다.

아직 너무 어리다.

꼼꼼하지 못한데다 덜렁대기까지 한다.

내 인생 가장 바닥이었을 때가 언제였던가.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던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때 조차 기억하지 못하기에 순진하게 바보같기만 했다.

잊지 않아야 함을 기억하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없이 하루하루 눈에 보이는 것만 좇아 여기까지 오다보니 남는게 하나도 없다.

지금이 바닥이다.

자존심 따위는 없어진지 아주 오래전이다.

차분히 멀리보고 생각하자.
 
내가 하고 싶은건 미국과 한국을 잇는 브릿지,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

군대에서 그나마 없는 것들 탈탈 털어버렸다고 좋아 했을 때가 불과 몇달 전인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다시 쓸데 없는 것들만 가슴속에 가득 들어찼다.

미국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한국 이 가장 필요로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서 가지고 가자.

이젠 마지막 한발 정도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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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2010 새해가 밝았습니다.
 처음 군대에 입대할 때만 해도 여기저기서 장난처럼 '2010년이 오냐?!!!!!!' 라고 하던 그 새해가 드디어 밝았네요. ^^

 무역흑자도 사상 최대, 수출 규모도 세계 10위, 친구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각자 힘차게 내딛고, 저 또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올 한해는 무척 희망찰 것 같습니다. 잠들어 있던 제 자신이 깨어나는 듯한 기분이에요. 연말연시 하늘에서 들이붓듯 떨어지는 악마의 하얀 똥가루조차 로맨틱하게 느껴집니다.

 군대는 저에게 현명하게 기다리는 법과,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과, 뜨겁게 사랑하는 법과 미래를 위한 참을성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솔직히 다시 하라면 결코 돌이키고 싶지 않지만, 2년이란 세월이 저에게 준 것은 무의미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

 정말 지독하게 사랑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와 무관하게 참 많이 배워갑니다. 언젠가 삶에서 사랑으로 인해 잠깐의 방황을 겪으리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군대에서 맞게되어 더 진하게 성숙했습니다. 지난 2년을 결코 후회하진 않습니다. 메말랐던 저에게 진정한 사랑이 얼마나 가치있고 중요한 것인지 알게해준 그 사람과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하늘에 계신 그 분께도요...

 이젠 그 지독했던 용기와 희망을 다시 저의 꿈과 열망으로 옮기겠습니다. 처절해지고 철저해지겠습니다. 다시 한번 뜨겁게 달려보겠습니다. 언젠가 세월이 흘러 지금 이 시간을 회고할 때, 어느 때라도 망각되는 기억이 없게끔 열심히 살겠습니다.

 모두들 새해 바라시는 일들 빠뜨림 없이 모두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




<Military Autobiograph>

3군 사령부 내 직할부대인 3화학중대에서 작전통제병으로 근무.

 군대도 하나의 조직인만큼 행정업무에 있어서 인사, 군수, 정훈, 정보, 보안, 수송, 작전 등 많은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제가 맡았던 파트는 정보, 보안, 작전, 정훈 교육 분야 였습니다. 회사로 따지면 일종의 경영전략실인 셈이죠. 다른 모든 지원파트를 아우르고, 각각의 파트에 대해서도 지시를 해야하는 부서인데다 저희 부대에 제 보직이 하나밖에 없어서 한동안 엄청 고생을 했습니다. 군대에서 하는 말로 펜대 굴리면 여럿 다치는 보직이었죠.

 원래 제가 맡은 파트는 간부 3명에 병사 4명이서 운용되는 부서인데 부대 여건상 1명의 간부와 저, 이렇게 두명이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수시로 야근에, 너무나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었지만, 다행히도 호흡이 잘 맞아 계획적이고 의욕적으로 일을 처리해 한번도 누락되거나 딜레이 된 적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3군 전체를 관할하는 사령부 화학과 지원병력으로 발탁이 되어 2009년 국감자료를 비롯 수많은 공문과 영문으로 된 보고자료 등을 작성했습니다. KR/FE, UFG 훈련 등 큰 훈련 때는 미 증원 군단 특임요원들과 합동 작전을 하여 미군으로 부터 Certificate를 수료하였습니다. 2010년에는 협조회의를 위해 방한한 미군 지휘부 전속 통역병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통역장교들 또한 있었지만, 작전과 회의 내용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아는 통역인력이 없었고 과거 Vienna Model UN에 참가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부족하지만 제가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런 인연을 통해 사령부 내 미군들과 영어회화 동아리를 만들어 매주 수요일마다  회화 스터디를 하였고 한달에 한번은 미군 부대를 직접 방문해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였습니다.

 3군 화학과 뿐만 아니라 사령부 부관과, 작전과 등 다른 부서에서도 의미있는 지원업무를 다수 수행하였습니다. 특히 2009년 용인시내 참전용사 분들을 찾아 그 분들께 훈장을 수여해드린 임무는 매우 뜻깊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보직이 컴퓨터와 친한데다, 입대 전 사회경험으로 인해 부대내에서 PC, 네트워크, 전산장비에 대한 모든 상황조치를 도맡아 하였습니다. 물론 제가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으나 군인정신으로 밤새 공부해서 모두 고쳐놓곤 했습니다.

 업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관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위로는 처, 부별 장군님, 아래로는 이등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예전엔 미처 몰랐던 예의와 인내를 배웠습니다. 특히 항상 힘들어하는 행정병들의 분대장으로써, 본부소대장 없이 병사끼리 뭉쳐 고비마다 잘 해결해 나가려 힘을 모았습니다. 계급사회의 인습을 없애기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중대본부 소대원들이 모두 모여 한주간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아쉬웠던 부분, 오해가 있었던 부분, 화가났던 부분에 대해 계급장 떼 놓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저의 첫 소대장님이 제게 주신 '군대에서 남는 가장 큰 것은 사람이다.'라는 말씀을 항상 가슴에 담고 생활하였습니다.

 군생활 간 야간 경계작전과 야근 등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 PCT 자격증에 도전하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두 번의 토익시험을 보았으며, 틈틈이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의 교류를 잊지 않았습니다. 매주 2~3통의 손편지로 지인들과의 인연도 소중히 하였으며, 특별히 제가 가장 사랑했던 한 친구를 위해 열정을 다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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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에 낙엽이 촘촘히 쌓여가는 바야흐로 10월, 이제는 완연한 가을이 왔네요.

 아시다시피 사회에 있을 때 그 누구보다 자유방임적 인생관을 고수하던 저였기에, 오늘의 통제된 하루하루가 더없이 힘들고 고되지만, 오히려 이런 변화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1년 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조금은 발전된 모습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할 무렵, 우려했던데로 제 능력에 비해 턱없이 뻥튀기된 레퓨테이션이 마음속에서 '이건 무언가 잘못 된거야~'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것이 싫은건 아니었으나, 이렇게 내실 없이 껍데기만 부풀려지다간 언젠간 한순간에 사상누곽처럼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불안이 늘 마음 한 구석에 똬리를 틀고 있었죠. 이제와 당시를 회상하면 차분히 생각해보니, 정말 위태로웠던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위에 많은 지인들이 지적해 주셨지만, 당시엔 마음깊이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의 불안과 거짓없이 세상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겠습니다.

 남자나이 25세면 삶의 방향과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할 시기라고들 합니다. 스물다섯이 되는 올해, 제가 가진건 새로이 지급받은 한 벌의 전투복과 한 켤레의 전투화 뿐입니다. 하지만 전 제가 가졌던 것들을 버림으로써, 다시금 젊음의 가장 큰 자산인 가능성과 노력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와 제가 하고 싶은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제가 되고 싶은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담대함과 삶의 주체성을 되 찾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빈주먹 뿐이지만, 고통과 다짐을 통해 새로운 용기를 얻었습니다. 인간은 고난과 역경이 주어지기에 또 다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또한 군대는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사회에서의 나태와 게으름을 쫓아버리고 스스로 계획한 것에 지속적이고 성실하게 집중할 수 있는 토양이 주어집니다. 건강을 물론이거니와 숱한 핑계 속에서 꾸준히 하지 못했던 독서도 실컷 하렵니다. 비록 몸은 좀 힘들지만, 정신적인 여유를 통해 Text화 된 것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여 사회관계망, SNS, 창업, Web에 대한 기초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을 함양하겠습니다. 군대라는 통제된 특수한 상황에서 깊고, 차분하고, 여유있게 그림을 그리는 법을 연습하겠습니다. 저의 큰 목표는 이러한 의지와 계획이 2년이라는 시간동안 희석되고 변형되지 않는 것입니다. 반드시 그리 될 것입니다. 사람은 어떠한 곳에 위치하든 자신이 하기에 따라 그 시간을 보석으로 만들 수도 있고 한낱 돌멩이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너무 강박적이지 않게, 그리고 너무 치열하지도 않게 새로운 삶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여겨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겠습니다. 건강하겠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이란, [Secret]과도 같은 마음가짐은 참 먹기 어려운 것임에 분명합니다.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 끌어당김의 법칙을 통해 아무리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해도, 막상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때의 실망감은 기대가 크고 확실할 수록 더 큰 법이죠. 하지만 기독교 교리 중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간절히 구하면 정확히 내가 바라는 바로 그것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어떠한 형태로 결국 나에게 주어진다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기회는 반드시 올테고, 언젠가는 갈망하는 것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지켜나가야 할 것은 믿음, 다시말해 바라는 것의 실상을 잊지않고 의심하지 않는거죠.

 전 10년 법칙을 믿습니다. 어떠한 분야에서도 10년 동안 딴 생각 하지 않고 몰입하게 된다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것을... Profesional이 되겠습니다. 무뎌지지 않겠습니다. 2년 뒤 제 모습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전역 후, 0 base에서 다시 시작할 지언정, 조용히 숙성시켜, 진정한 pro의 내공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군대에 온 것은 순리입니다. 모든게 다 잘 될겁니다. 해야할 일은 해야되요.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제게 극복해야할, 돌파해야할 과제가 주어지기에 전 노력할 수 있고 저는 제 삶의 주체가 됩니다. 기다려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저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이 적어도 수십명은 될 수 있도록, 사회와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이 곳을 통해 절 지켜봐 주십시오.

 언젠가는 IT업계가 번창하는 날이 다시 올 것입니다. 산업의 흥망성쇠는 모두 고유의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젠 다시 위로 올라갈 때입니다. 멀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허리띠 졸라메고 죽도록 노력합시다.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2년 뒤, 그 어느때 보다 많은 경쟁자들과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하고 치열한 분위기 속으로 뛰어들게 해 주십시오. 모두들 화이팅!

2008년의 가을, 그 초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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