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1 Continued...
고영하
83년생, 카네기멜론 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포트 대학생들을 모아 큰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는 자신의 형이 만든 학원인데, 학교를 졸업하고 join한 뒤 사업적인 가능성을 발견하고 분야 최고가 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미국에 있는 한국 교포들은 한국인들에게 대체로 매우 친절하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를 통해 찾으려 하는 것도 같다. ‘한국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죠. 00의 친구는 제 친구이기도 한 걸요.(but any friend of 00 is a friend of mine and I would like to do my best to assist you)’ 마치 한국에서 ‘네 그럼 또 조만간 뵙겠습니다.’라고 말하듯이 겉치레인지 아닌지는 좀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말 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만약 실리콘밸리로 올 생각이라면 학생비자로 와 있는 동안엔 자신의 회사에서 unpaid로 일하면서 미국을 배우라고 했다. 좋은 생각이다. 또한 자신의 형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기에 나와 동료들의 biography를 보내란다. 투자라도 하려고 하나? ㅋ 여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번 꼭 도전해 보란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기 때문에 해 보지 않으면 분명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말이라고 한다. 버락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도 결국은 말빨이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거의 대부분이란다. 좋은 tip이다.
미국에서는 Getting a job을 하거나 투자를 받거나 모든 사업적인 기회가 대화에서 온다고 한다. 그리고 바쁜 사람들일수록 판단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 영하씨는 30초라고 했다. 30초 안에 얼마나 인상적이고 얼마나 reasonable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다. 물론 책에서도 배운 내용이지만, 여기와보니 무엇을 뜻하는 건지 알 것 같다. 결국은 language다. 저녁에 미국 high class들의 dinner party에 갔더니 무슨 말인지 더욱 명확해졌다. 그들은 편안한 듯한 대화 속에서 서로의 수준을 가늠한다. 물론 정서적으로야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다. 난 뛰어난 인상을 줘야한다.
Brewster Kahle
WAIS.com과 Alexa.com을 팔아치우고 지금은 internet Archive를 설립한 실리콘밸리의 큰 손, 어제의 그 인연으로 저녁식사에 초대되었다. Palo alto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오니 5시 반, 7시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Joyce 사무실에서 이메일도 확인하고 searching도 좀 하니 시간이 훌쩍, 6시 반이 되어버렸다. 급히 나가서 택시를 잡으려는데, 이런… 빈 택시가 없는 거다. 빈 택시 뿐만 아니라 손님을 태운 택시고 띄엄띄엄… 시간은 7시가 다 되어 가는데… Joyce말로는 택시를 타고서도 20분 이상은 가야된다는데… 속은 타고, 미국에서 얻은 내 첫 기회가 이렇게 날아가나 하는 마음에 분하기도 하고 너무나 화가 났다. 샌프란시스코의 교통에 대해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포기하지는 않았을텐데… 그런데 7시가 10분도 안남은 시간, 큰 길가에 세워져 있던 빈 택시에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기사가 타더니 시동을 거는 것이었다. 냉큼 무단횡단해서 달려갔더니, 자기는 집에 가는 길이라 태워줄수가 없단다. 난 이판사판 눈에 뵈는게 없으니, 한국에서 자주 쓰던 수법 데로 뒷좌석에 일단 확 타고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니 제발 날 좀 데려다 달라. 이 택시가 아마 내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그런날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그 사람이 문득 생각난 듯 ‘where r u from?’이라고 묻는 것이었다. 한국이라고 대답했더니, ‘OK’라고 하면서 차를 출발시켰다. 알고 보니 택시기사는 터키 사람이었다. 한국은 형제라면서 자신이 무슨 일이 있어도 7시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달리고 달리고 다려서 결국 7시 5분에 Brewster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미국에서 그런 경험은 매우 독특한 경험이란다. 터키인들의 한국사람에 대한 애정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보니 단순히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식사가 아니라 자신만의 private Home Party였다. 나를 부를지 말지 고민을 한 것 같았다. 다들 거물들만 오셔서..(그 자리엔 Steve wozniak도 있었고, 상원의온도 한분 계셨다.) 쩝… 그 분들 사이에 어린 동양인 하나가 껴서 그래도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식사를 하고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한국과 내가 한 일에 관심을 가져 주었고, 난 편안한 분위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 답해줬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 미국 상류층 들의 Dinner이었는데, (미국이라고 다들 이렇게 식사를 하진 않을 것이다.) 거실에 2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식탁이 있는게 신기했다. 그럼 평소에 4인 가족이 식사를 할 때는 도대체 어디서 먹는거지? 또한 다행스럽게도 일본음식(초밥, 김밥, 회 등)이 나왔는데, chef를 따로 불러서 6~7가지 코스의 요리가 나오는 것이었다. 물론 hostess도 주방을 왔다갔다 하면서 나름 신경쓰는 듯 했으나, Brewster의 친구이자 DTN이라는 회사의 대표가 직접 구해왔다는 싱싱한 참치 한마리가 통째로 얼음에 재워져 나왔을 때는 나도 질려버렸다. 회를 싱싱하게 하기 위해 횟감을 재운 얼음에 항상 음악을 들려줬데나 뭐래나…
톰크루즈 같은 미국의 부자들이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종교나 취미에 빠져드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은 지겨웠던 것이다! 더군다나 여기 미국에서는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다 할 수 있으니, 남들이 하지 못하는 괴상한 것들을 하려고 기를 쓴다.
오늘의 주제는 ‘아시아 문화에 대한 경험’으로서 한 명씩 돌아가며 speech를 했는데, 나는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말을 다 알아듣기 힘들었다. 내가 듣도보도 못한 단어도 많이 쓰고, 때로는 흥분하면 말이 Rocket처럼 빨라지기도 했다. 그러다 뭔가 말문이 막히는 듯하면 내게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정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내심 자랑스럽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과 이런 자리에서 이런 대화를 대등하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내 차례가 되었는데, 한국의 군대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정말 좋아했다. 미군들이랑 짬짬히 장난치면서 배웠던 단어들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사케가 한순배 돌고나자 나도 좀 익숙해져서 조크도 잠깐잠깐 해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물론 그리 수준 높은 조크는 아니었다. ^^;;) 한 명당 20분 정도씩 이야기를 했는데, speech가 끝나면 꼭 한 마디씩 덧붙이며 거들다 보니 10명 정도가 돌아가는데 거의 5시간이 걸렸다. ㅡㅡ;; 나중엔 좀이 쑤셔서 못 앉아 있겠더라. 이런 문화에 익숙해져야 되는데…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굉장히 박학다식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해서 음식, 문화, 역사, 심지어는 고3 학생들의 수능문화까지… 직지심체요절이 몇 년도에 만들어 진 것인가? 그 내용이 무엇인가? 에 대해 말할 때는 나도 그만 말문이 막혔다.
식사가 끝나고 Brewster가 뭔가 대단한 것을 보여주겠다며 식탁을 깨끗이 치우라고 했다. 조그마한 나무 상자를 가져왔는데, 상자 안에는 목각으로 된 조그마한 탑이 들어있었다. 탑의 뚜껑을 여니 안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두루마리 종이가 들어 있었는데, 고대 한자가 적혀 있었다. Brewster은 일본에서 구한 것이라면서 직지심체요절보다는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훨씬 전에 인쇄된 활자인쇄본이라면서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아니, 한 나라의 국보급 보물을 미국에 개인이 가지고 있어도 되는거야? 난 그것이 한국의 유산이 아니라는 것에 감사했다. 물론 내가 있어서 못 보여주었지만, 한국의 보물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시아 문화에 완전히 빠져있는 사람들이라…
거의 5시간의 식사와 대화가 끝나고 몇 명이 내게 명함을 주면서 따로 연락을 하라고 했는데, 다들 여기에서는 최고의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 했다. 내 첫 레퍼런스가 될 사람들… 잘 관리해야지… Brewster은 자신에게 내 resume를 보내라고 했다. 만약 내가 working 비자를 받는다면 아마 여기서부터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어쨌든 부딪혀 봐야지…
식사가 끝나자 긴장이 조금 풀어지며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거실로 나가니 커다란 통유리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절경이란 절경은 다 보였다. 커다란 Private 수영장 너머로 금문교와 Bay bridge, 그리고 Nob hill이 우뚝 서 있었다. 그렇게 보는 것도 부족했는지, 통유리 안 쪽에 천체 망원경 같은게 3개 정도 놓여져 있었다. 여기는 사람 사는 집이야? 관광지야? 언젠가 나도 이런 집을 사야지.. 언젠가 꼭...
그리고 아내와 아들을 무척 사랑하는게 느껴졌다. 자신과 아내의 이름으로 700억짜리 구호기금을 조성해서 돕고 있다. 멋진데!! 무언가를 이룬 사람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나는 쥐뿔도 없으면서 여유로웠다. 이젠 나도 당당하게 여유롭고 싶다.
매주 목요일날 private 파티를 한단다. 이번에도 그의 아들 logan과 신나게 놀아주었더니 매주 목요일날 와도 좋단다. 파격적인 대우다. 스티브 워즈니악도 그리 자주 초대받진 못할텐데… 아마 언젠가는 이 모임에서 구글, 야후, 아마존, 이베이, 페이스북의 대표들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배운게 이렇게 먹히는 구나… Logan이 날 정말 좋아한다. 또한 그의 아내 Mary도 나에게 다음에 한국음식을 꼭 만들어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이 집은… 집이 너무 예쁘다. 내가 Brewster과 Wozniak에게 아리랑을 가르쳐준 첫번째 한국인일 것이다. 원래는 logan에게 피아노로 아리랑을 가르쳐주고 있었는데, 모두가 선율이 너무 아름답다며 따라 부르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저택에 상류층 백인들이 부르는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가슴이 찡하다. 노래가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마침 오늘의 주제가 또 Asian 문화라 그랬는지 모두들 거부감없이 잘 따라와주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이다. ^^








자랑스럽습니다 ㅠ